한국어 교육 문법 항목 중에는 여러 가지 어휘 요소와 문법 요소가 결합하여 하나의 문법 단위를 이루고 연결어미의 기능을 수행하는 고정 표현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항목을 ‘복... 한국어 교육 문법 항목 중에는 여러 가지 어휘 요소와 문법 요소가 결합하여 하나의 문법 단위를 이루고 연결어미의 기능을 수행하는 고정 표현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항목을 ‘복합 연결 구성’이라고 하고 네 가지 사용역으로 이루어진 말뭉치에 나타난 사용 분포와 의미 기능을 분석하여 연결어미와 변별되는 복합 연결 구성의 사용 양상과 특성을 실증적으로 밝히고자 하였다. 먼저 논의의 전개를 위하여 한국어 교재 및 문법 사전에 제시된 문법 항목을 검토하여 총 91개의 복합 연결 구성을 선정하였으며, 학술적 산문, 신문, 허구적 산문, 구어의 네 가지 사용역으로 이루어진 400만 어절 규모의 연구 말뭉치를 구축한 후 사용역에 따른 빈도와 용례를 추출하였다. 그 다음으로 빈도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하여 사용역에 따른 분포 양상, 담화 양식(구어/문어), 상황(격식적/비격식적) 따른 복합 연결 구성의 사용 양상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학술적 산문은 전문 분야의 내용을 다루는 텍스트들로 내용에 따라 텍스트의 구조나 사용하는 표현, 어휘 등이 제한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성은 복합 연결 구성에도 반영되어 주로 논의의 전개를 위한 배경을 제시하거나 설명이나 주장을 뒷받침해 주는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는 ‘-(으)ㄹ 때(에)’, ‘-(으)ㄴ/는/(으)ㄹ 경우(에)’, ‘-기 때문에’, ‘-기 위해(서)’ 등이 높은 빈도로 사용되었다. 신문은 어떠한 정보나 사건의 내용, 그에 대한 평가를 주로 담고 있는 텍스트들로 사건의 배경, 시간적 선후관계,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데에 필요한 ‘-기 위해(서)’, ‘-(으)ㄴ 뒤(에)’, ‘-(으)ㄹ 때(에)’, ‘-(으)ㄴ/는/(으)ㄹ 경우(에)’, ‘-기 때문에’와 같은 표현이 집중적으로 사용되었다. 허구적 산문은 등장인물을 둘러싼 다양한 사건을 전개해 나가는 텍스트들로 사건의 배경이나 정황, 시간적 선후 관계, 등장인물의 행위나 심리를 묘사하기 위한 ‘-(으)ㄹ 때(에)’, ‘-(으)ㄴ/는/(으)ㄹ 듯(이)’, ‘-(으)ㄴ 채(로)’, ‘-기 위해(서)’, ‘-기 때문에’ 등이 주로 사용되었다. 한편, 구어는 실시간 상호작용을 특징으로 하는데 발화 상황이나 주제, 청자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시간적 선후 관계나 이유·원인, 조건·가정을 나타내는 ‘-(으)ㄹ 때(에)’, ‘-아/어 가지고’, ‘-(으)ㄴ/는/(으)ㄹ 경우(에)’, ‘-고 나서’가 높은 빈도로 사용되었다. 복합 연결 구성의 형태·통사적 특성을 살피기 위하여 복합 연결 구성을 이루는 중심 어휘에 따라 ‘의존명사 구성’, ‘명사 구성’, ‘용언 구성’, ‘보조용언 구성’으로 분류하였다. 이러한 분류 방식은 상당수의 복합 연결 구성이 문법화 과정에 있는 형태·통사 구성이라는 데에 따른 것이다. 복합 연결 구성은 개별 표현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문법화의 정도에 따라 형태적인 고정성의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의존명사나 용언 중심의 복합 연결 구성은 비교적 문법화가 많이 진행되어 형태적인 고정성이 대체로 강한 반면, 명사나 보조용언 중심의 복합 연결 구성은 형태적 고정성이 대체로 느슨한 경향을 보였다. 또한 복합 연결 구성은 통사적으로 연결어미와 유사한 제약을 받는데, 그 중 많은 부분에서 복합 연결 구성의 형태와 의미를 통해 설명이 가능하였다. 또한 의미 기능과 사용 양상을 살피기 위하여 복합 연결 구성을 ‘나열’, ‘대립’, ‘목적’, ‘배경’, ‘이유·원인’, ‘시간(동시)’, ‘시간(순차)’, ‘조건·가정’, ‘양보’, ‘선택’, ‘비유’, ‘정도’의 12가지 의미 범주로 구분하였다. 복합 연결 구성은 중심 어휘의 의미가 전이되어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면서 양태, 시상, 강조 등의 의미를 나타냈다. 즉, 명제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추측, 의지, 당위, 필연, 걱정 등과 같은 화자의 심리적 태도나, 진행, 반복, 완료의 의미를 분명하게 표현하였다. 또한 중심 어휘가 가진 어휘적 의미와 복합 연결 구성의 의미가 중첩되면서 주절을 강조하여 초점화하는 기능을 하기도 하였다. 이상의 연구 결과를 통해 주로 논리적인 연결 장치로 간주되었던 복합 연결 구성이 명제 내용에 대한 화자의 태도를 비롯한 다양한 발화 의도를 표현할 수 있는 풍부하고 유연한 체계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사용역에 따른 분포 양상 분석과 의미 기능 분석을 통하여 다음과 같은 사용상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담화 양식이나 발화 목적이 표현의 다양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복합 연결 구성은 구어에서 문어에 비해 표현의 다양성이 현저하게 낮았다. 이는 대부분의 경우 면대면의 실시간 상호작용을 주요한 특성으로 하는 구어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즉각적이고 빠른 의사 전달을 위해 복잡한 형식의 복합 연결 구성보다는 간결한 연결어미의 사용을 선호하며, 화자와 청자가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맥락이나 억양, 강세, 비언어적인 표현을 통해서도 화자의 태도가 드러나기 때문에 구체적인 의미를 드러내는 복합 연결 구성의 효용성이 문어에 비해 적은 것이다. 한편, 문어에서도 학술적 산문이나 허구적 산문에 비해 신문에서 사용된 표현의 수가 적었다. 정확한 정보의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신문의 속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발화 의도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제한된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려는 것이다. 둘째, 복합 연결 구성은 연결어미에 비해 사용 빈도가 현저하게 낮고 특정한 사용역에서 분포가 높은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는 상당수의 복합 연결 구성이 문법화 과정에 있는 항목들로 중심 어휘의 의미로 인해 양태, 상, 강조 등의 부가적인 의미 기능을 나타내기 때문이며, 추상화된 문법 의미를 주로 나타내는 연결어미가 높은 빈도를 보이며 다양한 맥락에서 사용되는 것과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복합 연결 구성의 사용 양상에 관한 이러한 사실은 교육 현장에서 문법 항목을 제시할 때 담화 양식이나 상황 맥락 등의 사용역과 관련한 정보를 풍부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음을 말해 준다. 이는 학습자들이 유사 문법 항목의 변별적으로 사용하고 문법 능력, 더 나아가 언어 사용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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